SiteMap 전체메뉴닫 기
본당소개 사목평의회 신앙생활 예비자교리 나눔마당 카페모임 정보마당
사목방침 사목평의회소개 성당일정 천주교 공지사항 카페홈 수원교구
본당소개 산하위원회 미사안내 입교안내 말씀나눔 카페만들기 언론
신부님 주보 교리반소개 자유갤러리 성지
사무실 강론 교리내용 행사갤러리 가톨릭포털
관할지역안내 교리상식 세례명/대부모 오늘의연도 선교
찾아오시는길 이달의말씀 교리상담및질문 열린상담 해외성당
이달성가 모집안내 투표 정기간행물
 
       
 
본당소개 사목평의회 신앙생활 예비자교리 나눔마당 카페모임 정보마당
 
나눔마당 > 말씀나눔 > 지난 추석의 '엘레지'
지난 추석의 '엘레지'
정영수
작성일 : 20-10-05 09:17  조회 : 8,911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도 바이러스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미국이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자가 격리조치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부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신들이 지금 백악관에 계시면 얼마나 좋을까등의 글을 보며 힘을 얻는다.

 

  오바마 부부는 코로나19를 헤쳐 나가자는 슬기로운 격리 생활을 댓글로 답한다. 미국의 유명 토크쇼 진행자가 미셸 오바마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옆에 있느냐 묻자 미셸은 그 양반 어디 있는지 몰라요라고 답했다. 서구문화의 특성상 그들에게는 이 같은 거리두기가 새삼스런 일을 아니다. 문제는 끈끈한 인간관계 속에서 우리가 겪는 어려움이다.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는 요즘 우리 일상의 화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거리두기를 강조하다 보니 생활 속에서의 단절감을 호소한다. 타인과 2미터 이상 거리두기 등 물리적 떨어짐이 마음의 거리를 훨씬 더 멀리하고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리라. 몸이 멀어지면(Out of sight), 마음도 멀어진다(Out of mind).

 

  우리에게는 전통적으로 추석, 설 명절이면 죽기 살기로 귀향 길이었다. 그런데 이번 명절은 분위기가 좀 달랐다. 정부는 추석연휴에 앞서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관련하여 전쟁에 준하는 사태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동 자제를 당부했다. 세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네 손자를 둔 필자도 이번 추석에 오지 말라고 단호히 통보했다. ‘전쟁에 준하는 사태에 아들손자들을 오라 가라 하고 싶지가 않았다. 물론 그들은 오지 않았다.

 

  “부모님 자주 찾아뵙고 친인척도 자주자주 만나고

  우리는 늘 그래왔다. 하지만 차제에 우리 명절문화도 좀 달라져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어른들 자주 찾아뵙는 게 과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사회의 진정한 미덕일까. 어른들도 그걸 원할까. 거리두기라는 구호나 주장이 겉보기에는 모순되는 것 같으나, 그 속에 중요한 의미가 함축돼 있다. 서양 사람들이 말하는 우리의 과도한 함께 있음(Too much togetherness)’이다.

 

사람 사는 집에는 사람이 북적거려야 하거늘

  우리는 이랬다. 명절이나 애경사 땐 두말할 것도 없거니와, 우리네 일상은 전통적으로 여럿이 모여 함께 음식을 먹는 한솥밥 문화에 익숙해 있었다. 그런 모임을 갖는 일상에 젖어, 참여를 하지 못하면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의 문화. 음식을 먹을 때나 술을 마실 때 공동체 문화에 빠져들어 1인분씩 시켜서 각자 먹는 건 그리 달가워하질 않는다. 인정머리가 없다는 거였다.

 

  특히 기성세대는 다 같이 먹을 수 있는 찌개나 탕 종류를 한 냄비에 오붓하게 먹고 마시는 것을 즐긴다. 그래야 유대감이 더욱 공고해진다고 믿었다. 중국의 한 질병예방통제센터의 보고에 따르면 찌개 등 하나의 음식에 숟가락을 넣어 함께 먹으면 개별적으로 먹는 것보다 세균이 최대 250배 많이 검출됐다고 한다.

 

  국자나 집게, 가위 등 사용하여 비말(飛沫)이 섞이지 않도록 하고, 요리나 반찬도 각자 개인 접시에 따로 덜어 먹어야 할 때가 순식간에 온 것이다. 이젠 여럿이 한 테이블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반찬의 가짓수를 줄이고 각자 조금씩 덜어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도 언젠가부터 한 식구끼리 둘러앉은 식탁에 앞 접시가 하나씩 오르기 시작했다. 차제에 음식을 담는 그릇에 여러 사람의 숟가락, 젓가락이 드나드는 음식문화도 시나브로 종언을 고하고 있다. 가족 간에도 거리를 둔 전대미문의 추석을 처음 지내고 보니 그 시원섭섭함을 어쩌랴. 익숙해지면 그 편도 괜찮을 성싶다.


   

 
동천성바오로성당소개 개인정보보호정책 이용약관 이메일수집거부 홈페이지 이용문의
천주교안내 성당사무실 성당일정 카페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