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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마당 > 말씀나눔 > 오만과 편견
오만과 편견
정영수
작성일 : 13-03-05 07:30  조회 : 20,219회 
 영국 잉글랜드 서남부 도시 바스(Bath)에서는 최근 이색적인 독서마라톤대회와 다양한 전시회가 열렸다. 바스는 영국에서 유일하게 로마시대의 유적인 대형 목욕탕(Roman Bath)이 남아 있는 곳인데, 영국의 여류작가 제인 오스틴(Jane Austin) 기념관도 여기에 있다. 그녀가 이곳에서 쓴 대표작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 출판 20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이 한창이다. 영국 우정사업본부는 기념우표도 발행하기로 했다. 미국에서도 때맞춰 각종 기념행사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오스틴은 오만과 편견을 당초 <첫 인상(First Impressions)>이라는 제목으로 런던에 있는 출판을 의뢰하였으나‘함량미달’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한다. 그 후 <이성과 감성(Sense and Sensibility)>을 처녀 출간하여 이름이 알려지자, 첫 인상의 제목을 <오만과 편견>으로 바꾸고 내용을 일부 손질해 책을 냈다. 지금부터 꼭 200년 전인 1813년 초, 드디어 이 작품이 빛을 보면서 영문으로 된 고전 중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기록된다.
 
 오만과 편견은, 오만한 남자주인공 다아시(Darcy)와 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는 여주인공 엘리자베스 베넷(Bennett)의 이야기가 중심내용이다. 당시 영국도 살기가 어려웠고, 딸은 부모의 유산을 물려받을 수 없도록 법으로 묶여 있었다. 따라서 여성이 갖는 결혼의 의미는 우리 속담 그대로‘여자 팔자는 뒤웅박팔자’였다고나 할까. 결혼이 선남선녀의 로맨틱한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재력과 지참금에 의해 결판나던 그 때의 시대상황이 작품 속에 잘 그려져 있다. 소설을 통해 전해주는 메시지는, 삶의 또 다른 지혜를 예시하면서 사랑의 현실과 허상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인공은 작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던 시골 중류지주의 딸 엘리자베스. 그녀에게 구혼해 오는 한 청년신사의 오만함이 선입견으로 각인된다. 그러나 그 편견이 차츰 해소되면서 두 사람은 결국 결혼에 골인하게 된다는 것. 인습에 얽매이지 않는, 영리하고 발랄한 시골처녀와 완벽하되 오만한 ‘차도남’이 사랑이라는 마술에 걸려 서로 배우며 성장한다는 줄거리다. 예리한 인간관찰과 재치 있는 유머는 이 소설을 읽는 흥미를 더해준다.
 
 평생을 독신으로 살다가 42살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페미니스트 제인 오스틴은 사랑할 때 빠지기 쉬운 감정을‘오만과 편견’으로 묘사한 것이리라. 이는 누구나 가지는 세속적인 본능이 아닐까. 2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사랑에 빠져 밀고 당기는 젊은 연인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극복해 나가야 할 오만과 편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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