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아버지의 날’이 없다. 미국은 매년 6월의 세 번째 일요일이 아버지의 날(Thanks Fathers Day)이다. 물론 어머니의 날도 5월에 따로 기념한다. 독일은 매해 정해져있지 않고, 올해는 5월 두 번째 일요일 하는 식으로 그 해에 결정한다. 일본은 어머니날은 5월 둘째 일요일이 어머니의 날이고, 6월 의 세 번째 일요일이 아버지의 날(父の日)이다. 원래 한 패션단체가 이벤트 형식으로 행하던 것을 82년에 범국민적 행사로 발전시켜 노란 리본을 달고 조촐하게나마 기념한다.
"국왕이여 영원히(Long Live King of Thailand). “
태국은 12월 5일이 아버지의 날이자 국왕생일이다. 그날 여행객들에게는 술 판매가 금지된 날이기도 하다. 1927년 12월 5일 미국에서 태어나 태국의 제9대 국왕(라마9세)이 된 그는, 46년 즉위해 올해로 자그마치 69년간 재임 중인 세계 최장수 군주. 푸미폰 아둔야뎃(Phumiphon Adunyadet)이란 이름은 '땅의 강함, 비교할 수 없는 힘' 이라는 뜻이란다.
한국은 어버이의 날을 5월 8일로 정했지만 공휴일은 아니다. 1913년 미국에서 유래된 이후 전 세계에 퍼졌다. 원래는 5월의 둘째 일요일이었던 것을 한국에서는 1956년 5월 8일을 '어머니 날'로 지정하여 기념해오다가 1973년 3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이 제정·공포되면서 1974년부터 '어버이날'로 변경되었다.
네덜란드 영화 <아버지의 날(Father's Day)>이 2010년 제14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영화제에 출품하여 화제를 모았다. 아버지의 날에 아빠를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은 귀여운 소녀 캐티(Catty)에게 세상에 중요한 건 아침 식사 준비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소중한 것을 잊고 사는 시대에 마음의 위안을 주는 영화이다.
O mio babbino caro,
아! 내 사랑스러운 아버지,
mi piace e` bello, bello
난 그를 사랑해요,
그는 정말 멋진 사람이에요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O! mio babbino caro)’는 푸치니의 오페라 <쟈니 스키키(Gianni Schicchi)> 중에서 나오는 감미로운 아리아이다. 극중에서 로레타(Lauretta)가 아버지 쟈니 스키키(Gianni Schicchi)에게 리누치오(Rinuccio)와 결혼할 수 있도록 해달고 애원하는 내용. 멜로디 속에는 결혼시켜주지 않으면 물에 빠져죽겠다는 ‘애교 반 위협 반’의 내용이 담겨있는 다소 희극적임에도 비극적인 드라마 주제음악으로 많이 쓰이는 걸 어쩌랴.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そして父になる · Like Father, Like Son)>라는 감동적인 일본영화가 있다. 부모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영화는 가족 안에서 부모의 역할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간다. 가족은 단순한 혈연관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듯이, 부모라는 역할도 실수를 반복하며 배워간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바흐가 ‘불면증 치유’를 위해 작곡했다는 <골트베르크(Goldberg) 변주곡>이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게 인상적이다.
영국영화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언제입니까(When did you last see your father?)는 어떨까. 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하며 마침내 아버지의 진실한 모습을 하나하나 알아가게 된다는 줄거리. 뒤늦게나마 일상에서 쌓이고 묻힌 부자간의 앙금을 털어내 보고자 시도하지만, 아버지와 아들의 서툰 사랑은 끝내 그리움으로만 남는다.
*마리아 칼라스의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그리스 선박왕인 오나시스의 아내였으나, 남편이 재클린 케네디를 아내로 맞으면서 버림받은 비운의 소프라노 여가수. 그러나 그녀는 목소리의 신화를 남겨 항상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https://www.youtube.com/watch?v=pAxfaO606V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