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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마당 > 말씀나눔 > 히든싱어와 도플싱어
히든싱어와 도플싱어
정영수
작성일 : 15-10-29 19:12  조회 : 20,998회 

  ‘도플싱어’ 가요제는 지난 3년 전 ‘히든싱어’에 출연했던 화제의 원조 가수와 모창 능력자가 한 팀이 되어 원조 가수의 노래를 듀엣으로 부르는 가요제 프로그램이다. ‘히든싱어’는 종합편성채널 JTBC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가수와 5명의 모창자가 블라인드 뒤에서 한 소절씩 노래를 부르면 청중단 100명이 ‘진짜 가수’를 찾는 형식의 프로그램이었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도플싱어'는 '히든싱어 1, 2, 3'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모창 능력자와 원조가수가 한 팀이 되어 경연을 벌이는 것. 이들은 이미 원조가수 뺨치는 솜씨로 모창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그런데 불과 1년 여 만에 아마추어 티를 완전히 벗고 세련되고 안정적인 무대 매너로 원조가수와 함께 무대를 장악한다. 창법은 물론 외양과 복장까지도 원조가수와 너무나 흡사해 마치 유령을 보는 것 같은 환상에 사로잡힌다 해서 ‘프로그램 이름을 ’도플갱어‘라고 붙이지 않았을까.

  도플갱어(Doppelgänger)란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라는 뜻을 가진 독일어다. 그냥 더블(Double · 분신)이라고도 부른다. 눈앞에 자기 자신이 나타난다는 괴현상인데, 이름만 독일어일뿐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자기만이 또 한 명의 자신과 만나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혼(魂)이 빠져나와서 눈앞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을 본 자는 점점 쇠약해지고 결국 죽을 운명에 처해진다고 한다. 본 순간 쇼크로 죽기도 한다. 여성보다도 남성에게 일어나기 쉽다. 도플갱어를 보는 것은 자기뿐이라서 죽음의 원인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현대 정신의학 용어로는 오토스카피(Autoscopy · 자기상 환시)라고 한다.

  도플갱어가 실재 존재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규명된 것이 없어 세계 곳곳마다 상징이나 의미가 조금씩 다르게 속설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도플갱어와 마주치면 머지않아 자신이 죽을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속설은 공포영화의 소재로도 많이 사용된다. 현대의학에서는 자신과 똑같은 모습의 환영을 보는 증상으로 자아분열과 같은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본다.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거나 현재 자신의 모습이나 반대의 성격을 갈망한 나머지, 스스로 그러한 자신의 환영을 만들어내 보게 된다는 것이다.

  도플갱어는 문학 작품의 소재가 되는 경우도 많다. 유명한 것으로는 에드가 알란 포의 <윌리엄 윌슨> 있고, 알프레드 노이즈의 <심야특급> 등을 들 수 있는데, 결말은 모두 주인공이 자신의 도플갱어를 죽이고 결과적으로 자신도 죽어버리는 비극으로 끝난다.

  2003년에 나왔던 일본영화 <도플갱어>의 경우, 한 과학자가 슬럼프에 빠지자 죽음의 전조로 여겨지는 또 다른 자아 '도플갱어'가 나타난다. 갑작스런 도플갱어의 출현에 그는 두려움에 떨지만, 도플갱어는 연구를 성공시켜주겠다며 계속해서 접근한다. 결국 연구의 완성을 위해 도플갱어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점점 그에게 동화되어 간다는 줄거리. 마치 파우스트의 한 장면 같아 황당무계하다.

  최근 페이스북 등 미디어서비스(SNS)나 온라인에서 타인을 사칭한 계정이 등장해 당사자에게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대단히 불쾌하지만, 현행 법률로는 이 같은 사칭을 별도로 처벌하거나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제할 조항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한 의원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법안에서 "SNS에서 타인을 사칭하는 행위 자체로도 피해자의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고, 사이버 공간에서 불신을 조장할 수 있어 이를 범죄로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주의 도플갱어가 이제 사이버공간가지 파고들어온 것 같아 모골이 송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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